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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26-04-19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후보들은 저마다 지역발전을 위한 공약을 쏟아낸다. 도로를 놓고, 산업을 유치하고, 관광객을 늘리겠다는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행정이 작동할 것인가를 묻지 않는다면, 어떤 공약도 결국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행정이 바뀌지 않으면 정책은 실패한다. 합천의 현실은 그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1. “자료가 없다는 행정, 문제를 보지 않는 행정

얼마 전, 합천군 공무원들의 관내·관외 거주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정보공개를 청구한 적이 있다. 돌아온 답변은 단순했다. “그런 통계를 낸 적이 없어 제공할 수 없다.”

이 답변은 단순한 행정적 미비를 넘어선다. 행정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공무원의 거주지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다. 지역에 거주하는 공무원과 외부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의 행정 태도와 책임감은 분명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데이터를 요청했다. 정책을 고민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행정은 그 기본 자료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 문제를 측정하지 않는 행정은,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없는 행정이다.

 

2. 이름 없는 조직, 책임 없는 행정

과거에는 조직도와 업무분장에 공무원의 이름이 명시되어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다.

누가 어떤 일을 담당하는지, 주민은 알기 어렵다. 문의하려 해도 책임자를 특정하기 어렵다.

이것은 단순한 형식의 문제가 아니다. 책임의 문제다.

민간기업조차도 담당자 이름을 공개하고 책임을 명확히 한다. 그런데 공공조직이 익명성 뒤에 숨어 있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이름이 사라진 자리에는 책임도 흐려진다. 책임이 흐려진 행정은 결국 주민이 감당하게 된다.

 

3. 인사가 왜곡되면 행정은 주민이 아니라 권력을 본다

인사철만 되면 반복되는 이야기들이 있다. 누가 얼마를 상납했다는 소문, 능력보다 인맥으로 승진했다는 이야기들. 이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러한 인식이 퍼져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인사가 공정하지 않다고 믿는 조직은 결코 주민을 향하지 않는다. 그 조직은 오직 인사권자와 내부 권력구조만을 바라보게 된다. 성과와 능력이 아니라 줄과 관계가 작동하는 조직에서 주민은 언제나 후순위가 된다.

 

4. 공모사업 중심 행정, 주민은 어디에 있는가

현재 지방행정은 공모사업 선정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과정과 결과다.

공모사업을 따낸 공무원은 성과를 인정받아 승진하거나 이동하고, 사업의 실행과 마무리는 다른 사람이 맡는다. 이 과정에서 정책의 일관성은 깨지고, 피해는 주민에게 돌아간다.

더 큰 문제는 사업의 출발점이 주민이 아니라 공모가 된다는 점이다. 주민에게 필요한 사업이 아니라 선정되기 쉬운 사업을 기획하는 구조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우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들에게 묻고자 한다.

데이터를 만들고 공개하는 행정을 할 것인가 책임자가 드러나는 조직으로 바꿀 것인가 인사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인가 공모사업이 아닌 주민 중심 정책 구조를 만들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 공약은 아무리 화려해도 실현될 수 없다. 행정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지방자치는 단순히 권한을 지역으로 넘기는 것이 아니다. 행정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사업이 아니라 새로운 행정의 기준이다.

책임 있는 행정 투명한 행정 주민을 출발점으로 하는 행정 이 세 가지가 바로 서지 않는 한, 합천의 미래는 달라지지 않는다. 지방선거는 인물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행정의 방향을 선택하는 선거다.

이제는 후보들이 답해야 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행정을 바꿀 것인가에 대해.

 

| 함께하는 합천

(함께하는 합천은 합천의 지역 현안과 정책을 주민의 시선에서 살펴보고 공론화해 온 시민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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