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6-07-12
소멸 위기 극복의 기회를 놓친 아쉬움을 딛고, 선제적 행정 준비와 체계적 TF 구성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합천정책포럼(이사장: 이종학)
[소멸의 벼랑 끝] 거대한 인구 해일과 합천의 위태로운 생존 현실
지방소멸이라는 거대한 해일이 대한민국 농어촌을 덮치고 있는 지금, 합천군의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롭다. 한국고용정보원 등 국내 유수의 연구기관들이 발표한 소멸위험지수에서 합천군은 매번 최상위 위험 지역으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인구 감소와 급격한 고령화는 지역의 활력을 갉아먹고 있으며, 이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적 돌파구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추진한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 탈락은 합천군의 미래를 염려하는 군민들에게 깊은 아쉬움과 함께 커다란 경종을 울리고 있다.
[반전의 통계] 전국적 귀촌 감소세 역행, 기본소득 시범지역 7곳의 인구 증가가 증명한 효과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은 농어촌 지역의 인구 유입과 정주 여건 개선을 목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공모 사업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 사업이자 핵심 국정과제로서, 소멸 위험이 높은 농촌 지역일수록 그 정책적 수혜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지난 6월 25일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국가데이터처가 공동 발표한 ‘2025년 귀농어·귀촌인 통계’는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대한민국 전체적으로 귀촌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도, 농어촌기본소득이 도입된 7개 시범지역에서는 도리어 귀촌 인구가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소득이라는 경제적 유인책이 실질적인 인구 유입과 지역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확실한 방증이다.
[행정의 오판] 남해군의 '1년 준비' vs 합천군의 '한 달짜리 졸속 신청'
그러나 이처럼 확실한 소멸 극복의 카드 앞에서 합천군 행정이 보여준 모습은 안일함과 준비 부족 그 자체였다. 합천군은 2025년 1차 공모 당시 호우피해 복구와 자체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신청을 아예 포기했다. 뒤늦게 분위기를 파악하고 지난 5월 추가 공모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결과는 처참한 탈락이었다. 지역 언론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탈락의 근본 원인은 철저한 ‘준비 부족’에 있다. 경남에서 유일하게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남해군의 경우, 관련 연구와 주민 의견 수렴, 행정적 준비를 1년 이상 체계적으로 진행해 왔다. 반면 합천군의 추가 공모 준비 기간은 한 달 남짓에 불과했다. 공모 사업은 단순히 서류 몇 장을 제출한다고 선정되는 것이 아니다. 사업 계획의 완성도, 주민 참여도, 행정 역량, 그리고 추진 체계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되는데, 한 달짜리 졸속 준비로 높은 경쟁률을 뚫으려 했던 것 자체가 행정의 오판이었다.
[타이밍 실책] 지자체장 직무정지의 한계와 예산 확보 기회의 상실
더욱이 안타까운 점은 지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지자체장 공백과 행정의 타이밍 실책이다. 선거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한 현직 김윤철 군수와 야당인 국민의힘 류순철 후보 등 출마한 군수 후보 모두가 ‘농어촌기본소득 도입’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았으나, 사실상 지역 정가 모두가 기본소득의 필요성에 동의한 셈이다. 다만 추가 공모 신청 시점이 현직 군수가 출마를 위해 직무가 정지된 시기였고, 행정 내부의 검토와 마감 기한에 쫓겨 신청서를 내는 데 급급했다는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비를 지원받아 자체 재정 부담을 덜고 소멸 극복의 작은 불씨라도 살릴 수 있었던 최고의 기회를 안타깝게 놓친 것이다.
[안일한 방관] 선거 종료 후 한 달, 여전히 멈춰 서 있는 합천군정
정작 심각한 문제는 선거가 끝나고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합천군 차원의 대책 마련이나 사후 준비를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선거가 끝나고 재선 군수가 복귀하여 행정의 연속성과 안정성이 완전히 확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군정은 여전히 깊은 수면 상태에 빠져 있다. 인근 지자체들이 탈락의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 기회를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동안, 합천군은 아무런 위기의식 없이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 지역의 대표적인 생존 전략이자 군민 모두의 염원인 농어촌기본소득에 대해 이토록 안일하고 태만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군민을 기만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당선이라는 목적을 달성한 뒤 공약의 절박함을 망각한 것인가, 아니면 소멸해가는 지역의 운명을 방관하겠다는 뜻인가. 행정의 수장이 복귀한 지금, 더 이상의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당장 본격적인 행정적 준비를 서둘러야만 한다.
[생존의 전략] 상설 TF 구성과 선제적 조례 제정으로 미래를 도모하라
이번 공모 탈락을 단순히 일회성 아쉬움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합천군은 지금 당장이라도 실패를 겸허히 인정하고, 부단체장을 단장으로 하는 전담 TF(태스크포스)를 상설 구성해야 한다. 다가오는 2028년 전면 확대를 앞두고, 관련 조례를 꼼꼼히 검토·제정하며 주민 의견 수렴과 공감대 형성을 선제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농어촌기본소득은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 합천군의 생존이 걸린 전략적 과제다. 장기적인 비전과 촘촘한 행정적 준비, 그리고 지역 사회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다음 기회는 우리의 것이 될 수 있다. 합천군의 행정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사후약방문조차 하지 않는 최악의 직무유기에서 벗어나,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으로 군민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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