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5-933-7463

뉴스

작성일 2026-08-23

657c44a0652fc702f428787bacae9f6c_1787853427_66.jpg 

657c44a0652fc702f428787bacae9f6c_1787853464_4.jpg
전병주 작가

(2018년 어반스케치라는 걸 처음 접하고 오늘까지 꾸준히 그리고 있습니다.

현재는 합천군사회복지협의회에 근무하고 있어요)

변명을 하자면 책을 잡을 시간이 없었다. 학기중 방학이고 해서 합천도서관에 들렀다. 빌린 책을 반납하러 나선 길이었다.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아 하늘에서 후두둑~ 기다렸다는 듯 소나기가 쏟아졌다. 책을 다시 손에 쥐었다고 축하 해주는 비인가? 내가 좋아 하는 비가 내린다.

 

올해는 유난히 가물었다. 차창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메마른 들판에도, 나뭇잎에도, 내 마음에도 단비가 내려앉는 것 같았다.

 

마침 점심시간. 서둘러 돌아갈 이유도 없었다. 차 안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다 스케치북을 꺼냈다. 빗방울은 차 지붕 위에서 또르르, 때로는 후두둑 떨어졌고, 그 소리는 어느새 그림을 그리는 나만의 음악이 되었다. 빗소리를 들으며 바라본 풍경을 천천히 선으로 옮겼다. 비에 젖은 풍경은 평소와 달랐다. 흐릿해서 더 아름답고, 젖어서 더 깊어 보였다.

 

그림은 풍경만 남기는 일이 아니다. 그날의 공기와 빗소리, 차 안의 온기, 잠시 멈춰 선 나의 마음까지 함께 붙잡아 두는 일이다.

훗날 이 그림을 다시 펼치는 날이면, 나는 아마 그날의 소나기를 다시 들을 수 있을까? 내 딴에는 이 그림 한 장에 빗소리까지 담아 두었는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