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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1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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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수영구 망미동에 있는 제3육군병원

파월용사들의 베트콩소탕작전 승전고가 인도양을 넘어오는 순간

장하다 우리 국군 전투부상병 함께 실려와

파월 부상병 특별동 26호 병동은 참 참혹한 중환자가 많아

면회 오는 가족들 함께 대성통곡하는 일이 있어

군의관, 간호사, 위생병들 정신 못차리고 함께 눈물바다 이룰 때가 있었다

현충일을 앞뒤로 환자위문 가족친지들 위문행렬이 붐비는데

면회 담당 김 일병인 내가 직접 안내하기도 했다

강원도 묵호에서 왔다는 임 상병, 부상병 중 중환자였다

어머니, 멀리서도 오셨네요

부탁입니다, 놀라시면 안됩니다, 아드님이 앞을 볼 수 없습니다

그래, 그래, 얼굴이나 먼저 보자

눈이 보이지 않으니 어머니 얼굴을 볼 수 없고

귀가 들리지 않으니 어머니 음성을 들을 수 없고

손바닥마저 없으니 엄마가 면회 온 것을 알릴 방법이 없다

이를 어쩌나

철우야, 니가 좋아하던 송기떡 해왔다

무구봐라, 엄마가 산에 가서 소나무 껍데기 벗겨

찰수수 넣고 도구통에 찧은

니가 좋아하던 송기떡이다

누가 만든 떡인지 모르고 오물오물 씹는 모습 바라보던 어머니

군의관, 면회자, 환자 등이 지켜보는데

자기도 모르게 옷고름 풀어헤치고

아들 입에 덥석 젖을 물리자

엄마, 왜 인제 왔노, 병실은 눈물바다

맹호부대 전선, 배치 4개월만에 베트콩이

까넣은 수류탄 파편에 시각, 청각 완전 기능 상실

두 손목마저 앗아가버렸으니 코로 숨을 쉬고

밥을 떠먹여주던 맛은 기특하게 알고

두 다리 멀쩡하나 부축을 할 수밖에

더욱 딱한 일은 대화소통 청각 상실이다

강원도 인제 4만여 묵호어촌

가난한 어부 33년 위로 두 형들

일찍 보내고 외동아들로 곱게 자란 아들

월남파병 자원입대

엄마 무사히 다녀올게요

오냐, 장한 내 아들아

몸조심하고 잘 댕겨오거래이

그래, 이게 뭐람

철우야, 엄마 왔는데 보지도 듣지도 못하니 이를 우짜면 좋노

아이구 하나님 맙소사

노래라도 하나 불러봐라

있어요, 찬송가 있어요. 주기도문 있어요. 옛날 엄마랑 함께 부르던

옆자리 환자 친구, 임 상병, 왼손팔목 네 번째 여덟 일곱 번 두드리자

누가 먼저 선창 후창 없이 합천성가대가 되었다

임 상병 목도 터졌다

노래 끝날 즈음 환자도 가독도 간호사도

위생병 얼굴엔 흘러내린 눈물자국 위로

사랑과 자비와 감사기도 희망이 떠오르고 있었다

엄마, 집에 가자. 그래 같이 가자. 장하다, 내 아들

살아온 것, 하느님의 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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