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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5-03-31

45() 14회 합천군벚꽃마라톤대회를 앞두고 지난 315(), 서울에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에서 합천군청 육상부 소속 김지은 선수의 국내 2, 국제 7위의 성적이 나왔다. 합천군에 프로육상부가 있다는 정보도 낯설고 반가워, 어떤 선수들이 있는지, 운영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 알아보다가 아예 임창무 감독 인터뷰를 잡았다. 324(), 황강신문사에서 임창무 감독을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편집자 주

합천의 체육기반 충분하나 군민의 주인의식은 높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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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무
, “육상은 어느 경기보다 정직하다”. ©임임분

 

자기소개를 해달라.

고조부까지는 대양면에 사셔서 묘도 그곳에 있고 나는 의령군 부림면 신반리에서 나고 초등학교, 중학교 중반까지는 신반에서, 그 뒤 학창시절은 대구에서 보냈다. 올해 72살이다. 합천에 돌아오기는, 1969년 초계로 왔다.

 

육상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

아버지가 축구선수였고 활을 쏘셨다. 그 영향으로 초등학교 4학년부터 육상을 했다. 좀 건방진 얘기지만, 도민체육대회에 선수로 나가는 사람에게 운동은, 누가 하라고 해서 하는 일도 아니고 스스로 하게 되는 일이다. 운도 따르고 환경이 거기에 따라주고. 나는 체육인으로 술, 담배를 하지 않는다. 마흔살 넘어서까지 도민체육대회 선수로 뛰었고. 경남 대표도 서른살 넘어서까지 했고.

합천으로 들어오기 전, 학교 교사 일도 몇 년 해서 합천에도 내 제자가 여럿 있다. 초계 들어와서 약국 운영하다가 면민체육대회에서 계주를 하게 됐다. 대구에서 내가 육상계에서 활동한 일을 아는 사람도 있어서 초계초 육상부를 맡게 되었다. 그러다 조법성이라는 선수를 알게 되고 그 재능을 알아보고 육상선수로 키웠다. 내가 운동선수로 대성하고 싶었으나 못한 꿈을 이 선수로 이루고 싶었다. 합천의 육상역사는 대단하다. 소년체육대회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학교가 합천초등학교다. 한 대회에 7개까지 따기도 했으니까. 합천이 경남에서 늘 1등을 하던 전성기가 있었다. 경남에는 합천의 선수들이 이룬 기록이 대단히 많다. 조법성이 법명이었던 법성영호로 바꾸고 선수로도 잘 크고 지도자로도 잘 되어서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경기부장을 맡는 등 대구 육상계에서 중책을 맡고 있고 현장에서 교사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렇게 내가 가르친 선수가 교사로 활동하는 이가 27명이다.

 

그럼, 집에 그동안 받은 메달, 상패, 상장이 많겠다.

집이 크지 않아 상패 100개 정도는 버렸고 100개 정도는 남아있을 듯 하다. 메달은 더 많으니 말할 것도 없고.

 

합천군청 육상부 감독이다. 합천군의 육상부 설립은 어떻게 하게 됐는가?

강석정 군수 때 만들었다. 당시 경남이 전국체전에서 늘 두 자리 수 결과를 내고 있어 도에서 각 시·군이 한 종목씩 맡아, 경남도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보자, 라고 해서, 합천은 육상을 하게 됐다. 내 제자이기도 한, 국가대표 선수 셋 데리고 와서 20001228일에 창단했다. 감독 보수 한 푼 안받고 시작했다. 돈 모르고 살았다. 그 탓에 가족이 고생했다. 그러다 담당 과장이 바뀌면서 월 60만원씩 감독 보수를 받았고 지금은 다른 활동비 없이 월 백만원씩은 받는다.

합천에 살면서 도민체전에 선수로도 나가고 했는데, 합천에서 육상인으로 살면서 지역민과 어울리는 일에 이런저런, 웃지 못할 일이 숱했다. 한에 가까운 일이었으나 이젠 삭이고 산다. 강석정 군수 때 마라톤을 해보자고 해서 시작했고 지금의 합천벚꽃마라톤대회로 정착했다. 4년 전 구제역이 심할 때 마라톤을 못했고 그 뒤 벚꽃마라톤대회부터는 이런저런 일로 관여하지 않게 됐다. 경남육상경기연맹 간부 일만 해도 내 할 일은 많으니까.

 

합천군의 선수단 운영에 대한 평가와 개선안을 얘기한다면?

지난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동아마라톤대회에서 2위를 한 김지은 선수 실력을 보면 연봉 9천만원을 줘야 한다. 그런데 4천만원 주고 데리고 왔다. 열악한 군 재정에 육상부 지원을 따지면, 상식으로 봐도 운영하기 어렵다. 합천에서 육상인으로 살면서 풍족했던 시절은 없었다. 내가 좋아서 한 일이고, 고생이지만 보람이 있었다. 합천에서는 겉도는 인생이라도 합천 밖에 나가면 어깨 펴고 사니까 괜찮다.

선수들은 다 서울에 있다. 육상도 파트너가 있어서 훈련하는 종목인데 합천에 파트너가 없어서 운동할 수 없다. 한국체대에 있는 제자, 김복주에게 그들을 맡겨두고 같이 있지 않을 땐 전화로 선수들과 수시로 얘기하면서 챙기고 일주일에 두 번이나 한번 나도 서울에 간다. 선수들에게, 즐기라고 얘기한다. 그들은 프로다. 자기관리는 자기가 한다. 우리 육상부의 특성은, 일정이 아주 자유롭다. 그 날 그 날 몸 상태에 맞게, 운동한다.

군민과 함께 하는 육상부가 되길 바란다. 육상부가 좋은 성적을 내는 일에만 반짝 관심을 두지 말고 합천군의 육상부라면, 합천군민이 육상부를 알고 자랑스러워 해줬으면 좋겠다. 선수단에 합천출신 선수가 둘 있다. 그 선수들의 역량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떨어져도 데리고 가는 까닭도 합천과 함께 하는 육상부가 되길 바라서다.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면 격려해주는 정성도 아쉽다. 운영비 운용의 효율이 떨어진다. 우리 선수단에 맞는 자율을 인정해주길 바란다.

45일에 하는 벚꽃마라톤대회에도 김지은 선수 등 우리 선수가 온다. 이 어려운 군의 재정에서 육상부를 운영하는 노력을 고맙게 생각한다. 군도 어렵지만 육상부 예산도 늘었으면 좋겠고. 합천군 문화체육과 강창규 담당의 고생이 많다.

 

그럼, 생활은 어떻게 했는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내도 고생이 많았다. 자식이 셋인데 고맙게도, 다 잘 자라서 결혼까지 시켰다.

 

선수들과도 합천군의 선수단 운영 등 합천에 대한 얘기를 하나?

우리 선수들, 충성스런 합천군민이다. 선수들, 합천벚꽃마라톤 시즌이 되면, 홍보물 100장씩 가져가서 서울에 붙이고 뿌리고 한다. 도민체육대회하면 몸무게 100킬로 넘는 해머선수가 계주를 한다. 합천군 선수단이 된 일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라고 얘기한다. 합천군의 육상 전통은 어느 곳에서나 알아준다. 육상선수들은 합천군에 오기를 바란다. 그만큼 전통이 있다. 실제 선수들이 합천군에 와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한다. 지금은 다른 팀에 간 김선애 선수도 그랬고 김지은도 그렇다. 이상하게 합천에만 오면 성적이 잘나온다는 얘기가 돌 정도다. 감독으로 선수들과 자주 얘기한다. 심지어 선수들, 향우회 같은 행사에 불러달라고 한다. ‘합천군청을 새긴 옷을 입고 두 시간 삼십분이 넘도록 마라톤을 뛰지 않는가. 선수들의 합천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은 군민들 못지 않다고 자부한다.

-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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