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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15-04-14

경남도 의무(무상)급식 지원 중단 사태로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홍준표 도지사가 복지예산 논란에 어르신에게 복지를!’을 주장해 누가 서민인가, 서민 구분은 정당한가, 서민과 중산층 사이에 낀 계층이 겪는 이중고논란도 퍼진다. 49() 오후, 초계면 모 식당에서 초계초등학교 어머니회 변은영 대표를 만났다. 평범한 두 아이 엄마로 살다가 급식전사가 된 사연을 들었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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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계초등학교 어머니회 대표 변은영,

초계초등학교의 작은 시작이

큰 흐름으로 이어가길 바란다

​​

 변은영 대표, “나도 지난 선거에서 홍준표 찍었고 하창환 찍었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선택이 될 줄 몰랐다.

도지사 잘만나 안해도 될 공부 엄청 하고 있고 급식전사가 됐다”. ©임임분

 

자기소개를 해달라.

1975년 삼가면 상판마을에서 나고 자랐고 삼가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진주에서 대학 다녔고 결혼해서 초등학교 6학년 아들, 2학년 딸을 키우고 있다. 초계에서 언니네가 하는 예식장에 딸린 사진관 일을 했고 지금은 식당 일을 함께 하고 있다 

 

초계초가 처음 도시락 싸 보내기(46~48)를 해서 오늘부터(49~415) 가회초·중학교가 ‘5일 도시락 싸보내기를 잇는다. 어제는 합천 초··고 학부모대표 구성을 위한 첫 모임과 교육장 간담회도 했다. 이 모든 일이 평범한 학부모이자 군민이었던 변 대표에게는 어떻게 보이는가?

무엇보다 (초계초 도시락싸보내기 행동이 잘 끝난 일이)뿌듯하다. 이렇게 큰 일이 될 줄은 몰랐다. 초계에 있는 학교들만이라도 함께 하면 좋겠다,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다. 초계초 엄마들 의지, 단결력이 참 고마웠고, 다른 지역 학교 학부모들이 우리 행동을 지지하러 와 준 분들, 참 고마웠다. 농촌은 지금 일철이다. 농사 짓는 남편과 시부모님도 지금 양파농사로 한창 바쁘니까. 언론들 관심도 반갑고 고맙고 놀라웠다. 기사도 호의적으로 나와서 고마웠고.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선생님들 협조도 고마웠다. 식당 일이 새벽 130분에 끝나고 뒷정리에 다음날 장사까지 준비하는 식이라 티비 제대로 볼 시간도 없어 아이들 재우는 2130분쯤에 뉴스로 세상 돌아가는 일을 겨우 확인한다. 그렇게 학교급식지원중단 관련 뉴스를 보면서 이건 아니다, 뭔가 잘못됐다라는 생각을 혼자 하고 있다가 우리 학교 이사회 때 처음 얘기를 슬그머니 꺼내봤다. 다른 엄마들 동조 분위기에 용기를 내서 의논을 하고 등교거부까지는 못해도 급식거부, 도시락 싸보내기를 하자고 뜻을 모았다. 72명 전교생인 학교에 맞벌이하는 부모가 많아 3일만 먼저 해보기로 했다. 도시락을 못싸오는 아이들은 싸 보낼 수 있는 엄마들이 하나씩 더 싸기로 했고. 준비할 때나 끝낼 때도 큰 잡음 없이 끝내서 무엇보다 다행스럽다. 

 

당사자 가운데 하나인 변 대표 아이들은 어떤 반응인가?

아이들이 유권자가 아니니 어른들은 아이들 상대로 이런 일을 벌인다. 2학년 딸이 홍준표가 누구야?”라고 묻고 6학년 아들은 좀 크다고 홍준표가 왜 그래? 누가 뽑았어? 엄마도 뽑아줬어?”라고 묻더라. 아이들에게 이렇게 미안하고 큰 일이 될 줄 몰랐던 선택이다.

 

학부모가 아닌 지역민, 지역사회에서는 어떤 반응일까?

식당 일을 하니 손님들 가운데 뉴스 보고 알아본 사람들이 뉴스 나왔더라?”라고 하기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그냥 돈 주고 말지, 뭐하러 그러냐?”고 나무라기도 했는데, 그런 분에게는 일부러 사안에 대해 차근차근 얘기하면, “, 그게 또 그렇게 되나?”하고 수긍하기도 하더라. 진주 지수초 공동행동 관련 인터넷 댓글은 반대하는 댓글은 더 유심히 봤는데, ‘지 새끼 밥값 아까워 애 학교를 안보내냐라는 비아냥은 참 안타까웠다. 공짜밥 좋아서, 내 새끼 먹을 밥값 아까워 이런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우리는 화가 났는데 우리의 분노를 알아주지 않아 한 일이다. 이건희 회장 손자 밥값 아깝다 어쩌고 얘기하는데, 부자한테 세금 제대로 받아 부자 손자도 밥 무상(의무)으로 먹으면 왜 안되는가? 쓸데없는 복지예산이 참 많다. 허투루 쓰는 예산정비해서 아이들 급식비 예산 못만든다면 우리, 돈 낼 수 있다. 이 상황은 정치색 다른 도지사의 교육감 길들이기로 보일 뿐이다. 서민자녀복지사업 또한 졸속행정이다. 긴 안목으로 만든 사업이면 수긍할 수 있다. 1년에 오십만원 줘서 개천에 용 나게 한다? 되는 얘기를 해야 수긍을 한다. 서민자녀복지사업 해당자 학부모 한 분은 복지카드 받아도, 안쓰겠다, 없어도 산다, 카드 받으면 잘라서 어디에 보내야 하냐고 묻는, 당사자도 항의하는 사업이다. 이미 안정된 사업인 학교급식지원사업을 왜 건드려서 우리를 급식전사로 만드는지 모르겠다. 도지사 잘만나서 안해도 될 공부를 이렇게 한다. 호응이 좋으니 엄마들 기분도 좋고 우리 또 언제 도시락 싸?”라고 한다. 

 

관련 네이버 밴드 움직임, 지역 뿐 아니라 도·전국 단위 언론들 흐름은 어떻게 다가오는가?

도시락급식 첫 날, 우리보다 취재진이 더 많아 반갑고 놀랐다. 다른 지역 학부모들까지 와서 힘을 실어줘서 참 고마웠다. 지난 사흘, 내 평생에 기자들과 그렇게 많은 전화를 받고 얘기를 하기는 처음이었다. 진주 지수초 단체행동 뒤 잠잠하다가 우리 학교 도시락급식으로 사안이 이어가는 모습을 보니 이번 일로 언론의 힘을 느꼈다. 언론도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언론도 우리 입장을 잘 받아줘서 고맙고 힘이 났다. 언론이 악의적으로 나오면 우리는 움츠러든다. 우리는 온갖 악담에 익숙한 정치인이 아니라 사소한 비아냥에도 흔들린다. 이 일로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 인척들이 학교급식사태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는다.

 

어제 교육청에서 학부모대표단 구성을 함께 한 소감은?

생각보다 많은 학부모가 와서 반가웠다. 이런 일에는 대표로 나서서 일하는 사람들이 힘들다. 생각이 조금 달라도 뜻을 모으고 대표는 중립을 지키며 함께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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