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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15-04-28

경남도의 학교급식지원중단사태로 지역농산물·친환경농업도 위기에 처했다. 도시의 학부모는 짐작만 하는 난국이다. 농번기 궂은 날씨를 걱정하며 일 때 놓칠까 종종걸음인데 학교에서 잘 먹던 아이들 밥까지 고민하고 싸우러 나가야 하는 시절이다. 423() 오후, 딸기·멜론밭이 있는 쌍책면 진정리 정세영 회장네 농막을 찾았다. 멜론 막바지 수정작업이 한창이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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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좋은 합천, 농사꾼도 살만하게 만들자

 

 

 

 

 

 

 

 

정세영, “쌀농사가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 전라도에서 쌀을 포기하고 시설재배로 옮아가고 있다. 전문, 특화하지 않으면 소득을 낼 수 없는 농업이다.” ©임임분

 

자기소개를 해달라.

1964년 쌍책면 진정에서 나고 자랐다. 1982, 고등학교 졸업하고 부산, 서울, 대구로 다니다가 진정으로 아주 다시 들어온 지는 21년째다. 현재 어머니, 아내, 열한 살짜리 쌍둥이 딸·아들을 키우고 있다.

 

농사꾼이 어떻게 되었는가?

농사꾼 자식이기도 하고 친동생이 먼저 고향에 와서 농사를 짓고 있었다. 동생 농사 거들어주다가 괜찮은 일이다 싶어 하게 됐다. 이제 그 동생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그 무렵 태풍도 연이어 오고 농사 짓기 참 어려웠다. 하우스 지을 땅 찾아 여기저기 돌기도 했고.

 

지역농민회 활동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

동생 따라 농사 막 짓기 시작할 때, 동생이 먼저 농민회를 하고 있어서 알게 됐고 하게 됐다.

 

지난 225() 합천군농민회 정기총회에서 지난 임기에 이어 회장으로 연임됐다. 지난 임기 합천군농민회 활동 평가, 올해 사업계획은 무엇인가?

임기 첫 해, 2013년 경남농민회 한마당을 합천에서 치룬 일이 기억에 남는다. 전농 전체 사안에서는 쌀혼합금지안을 이뤄낸 일이 있고. 우리 군 활동을 돌아보면, 그동안 농민회에 대한 지역민의 인식이 맨날 반대하고, 데모나 하고하는 식으로 나빴는데, 지금은 조금 좋아졌다고 느낀다. 지역의 큰 행사에 공식 절차에서 농민회를 부르는 등 대접도 받기 시작했다고 본다. 이는 우리가 키워온 역량이다. 이를 잘 받아서 우리 활동을 더 넓히고 활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올해 남은 임기, 회원을 더 늘려야한다. 5월부터 현장 돌 예정이다.

 

합천군농민회 활동 역량이 경남에서는 어느 정도인가?

중간은 한다. 거창, 진주 다음으로 합천을 꼽는다.

 

정부의 농업정책에 대한 입장은?

중국과의 FTA 통과를 앞두고 있는데, 체결되면 농산물 타격은 엄청나다. 망고·딸기 수입도 물 밀 듯 들어올 테고. TPP 관세화율도 정부가 얘기하는 처방은 실효성이 낮고. 박근혜 대통령은 외국만 나가면 FTA 체결하니 농민들도 이젠 솔직히 지쳤다. 칠레에서 온 포도로 국산 포도값 폭락을 겪고 있다. 가전제품 중국산처럼 몰려올 중국산 농산물을 생각하면 농사 짓기 암담하다.

 

합천군 농업정책에 대한 입장은?

공공비축미도 군수공약사업으로 보전해주고 있는데, 경남 다른 시·군 단위를 보면, 잘하고 있는 사업이다. 그렇게 하고 있는 시·군이 많지 않다. 농업발전기금 조성도 좋은 일이고.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안인데, 합천군 쌀 생산량이 경남에서 가장 많다. 양파농사도 한국에서 두 번째다, 세 번째다 하면서 많이 하고 있는데, 유통과 가공 관련 고민은 더 해야 한다. 율곡에서 국외수출을 위한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농민회 활동으로 했던 일 가운데 기억에 남는 일이나,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합천도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이라 농민회 활동하기 어려운데 많지도 않은 회원이 지역에서 이런저런 활동이 있으면 다 동원되어야 했다. 회원 한 명 한 명의 활동이 조직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생활과 활동을 누구보다 열심히 해야 하고 조심해야 하는 점도 많다. 로컬푸드사업이 잘되어서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고 다른 지역 로컬푸드사업의 견학지로도 알려지는 등, 순항하고 있다. 이 사업이 더 진척되어 지역에서 큰 힘이 되기 바란다.

 

초등학교 4학년인 두 아이의 부모이기도 하다. 경남도의 학교급식지원중단 사태로 지역이 시끌시끌하다. 지역농산물 재배·유통 문제와 복지 문제, 계층 사이 편 가르기 등 여러 사안이 뒤엉킨 일이다. 지역사회를 걱정하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나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관심사에서 사라지고 있던 진주의료원사태가 학교급식지원중단으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정도로 홍준표 도지사의 전횡이 주목받고 있다. 아이들 먹을꺼리 문제 뿐 아니라 지역농산물, 친환경농산물 농가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일이다. 합천이 다른 지역에 비해 잠잠하지 다른 지역은 여전히 시끌시끌하다. 합천읍 학부모들이 움직이지 않고 학부모들의 사태파악에 대한 편차가 크고 농민단체들도 입장 차가 분명해서 안타깝다. 대양면 친환경농가들은 이 일로 존폐 위기에 처했다.

 

열다섯살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제대로 농사 공부를 해서 기반을 잘 만들고 싶다.

 

아직 자녀가 어리지만, 자녀에게 농사꾼으로 살아보라고 권하겠는가?

아들한테 따로 하고 싶은 공부가 없으면 나랑 농사 짓자”, 라고 얘기한다. 아들은 싫다고 하지만. 10년 뒤 농촌사회의 농업인구는 또 크게 정리된다. 전문, 특화하면 농업, 할 만한 일이라고 본다.

 

오늘의 합천, 합천의 앞날에 대한 전망을 한다면?

살기 좋은 곳이다. 70% 넘는 산지, 해인사 등 전통 있는 문화자원, 농업자원을 보존, 개발하면 더 좋아진다.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농사 짓고 농민회 활동하다 보면 여가가 거의 없다. 올해는 못하고 있는데, 아침 일찍 동네 걷기는 운동으로 좋아해서 즐겨했다.

 

지역사회에 따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농민회는 자주결사체로 우리 권익은 물론이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활동한다. 예전에 비하면 인지도나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지역사회가 우리 주장을 사실 그대로 귀담아 들어주면 좋겠다. 무조건 삐딱하게만 보지 말고.

 

<황강문화협동조합> 이사 가운데 한 사람이자 주간 <황강신문>의 독자이기도 하다. 지역언론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종이신문 셋을 나름 유심히 본다. 세 신문을 보면, 나름 각자 나아지는 듯 하다. 어느 특정집단이나 세력에 서는 기사는 줄이고 세 신문 다 농업 관련 기사가 부족한 점은 아쉽다.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 정책을 더 쉽고 정확하게 알려주길 바란다.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해달라.

쌀값 제대로 안나오는 일이 걱정이다. 쌀값이 떨어지면 전라도가 위기다. 전라도에서 쌀을 포기하면 쌀자급율이 무너지고 나라가 흔들린다. 정부의 농업정책, 나라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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