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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2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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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함께

 

들꽃도 함께 피어야 아름답고

새들도 함께 날아야 멀리 날 수 있지

사람도 함께해야 모든 일이 잘 풀려

혼자 끙끙 앓고 있으면 앞이 보이지 않아

어떤 일을 하다 앞이 보이지 않으면

여럿이 둥글게 앉아 보는 거야

둥글게 앉아 서로 생각을 나누다 보면

큰 고민거리도 작아질 테니까

세상 보는 눈이 깊어질 테니까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찾을 수 있을 테니까 

누구나 기죽지 않고 살 수 있을 테니까


 

어떤 일을 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가슴이 답답하지요. 하는 일마다 칡넝쿨처럼 배배 꼬일 때는 골치가 아파 앞이 캄캄하지요. 한세상 살아가다 보면 누구한테나 기쁜 날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있듯이 말이에요.

혼자 헤쳐 나가기 어려운 문제가 생길 때는 다른 사람 도움을 받는 게 좋아요. 고민을 가만히 들어주고 함께 풀어갈 수 있는 친구나 스승이 곁에 있으면 큰 힘이 될 거예요.

공자님이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반드시 내가 스승으로 삼을 만한 사람이 있다. 그 중에 나보다 뛰어난 사람의 좋은 점을 골라 그것을 따르고, 나보다 못한 사람의 좋지 않은 점을 골라 그것을 거울삼아 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어요. 그러니 스승은 멀리 있는 게 아니에요. 마음만 먹으면 가까운 둘레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이 시는, 산골 농부로 살아가면서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닫고 쓴 시예요. 산골 마을은 도시와 달리 이웃이 없으면 살 수가 없어요. 때에 맞추어 심고 거두는 농사일을 배우고 익히려면 이웃(스승)이 꼭 있어야 하지요. 바쁜 농사철에는 이웃들의 손길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도시든 농촌이든 아무리 잘 나고 똑똑하고 돈이 많아도 사람이 어찌 혼자 살 수 있겠어요? 더구나 산골 마을은 사람 수가 워낙 적어 사람이 마치 보물 같아요. 

아무리 고달프고 힘겨운 일이 우리를 괴롭힌다 해도 여럿이 함께 뜻을 모으면 길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혼자보다는 둘이 낫고, 둘보다는 셋이 낫잖아요. 저마다 가진 재능을 나누다 보면 슬기롭게 헤쳐 나갈 힘과 용기도 생기지 않겠어요.

 

글쓴이 서정홍 시인

(약력: 가난해도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글을 써야 세상이 참되게 바뀐다는 것을 가르쳐 준 스승을 만나시를 쓰기 시작했다그동안 여러 시집과 산문집을 펴냈다전태일문학상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서덕출문학상윤봉길농민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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