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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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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 해야

가난한 사람들을

더 많이 도울 수 있다는

선생님 말씀과

 

공부를 잘 못해도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정직하게 사는 것이 좋다는

아버지 말씀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두 가지 다 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동시집 윗몸일으키기를 읽은 어느 학생이 제게 말했어요. “우리 어머니는 공부를 잘 해야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해요. 그런데 우리 선생님은 가난한 사람들과 어울려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소중하다고 해요. 이렇게 다른 이야기를 들으면 헷갈리기만 해요. 이 시를 읽고 나서, 저도 두 가지 다 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말을 듣고 있던 학생들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얼굴로 저를 바라보았어요.

아무튼 두 가지 다 잘하면 좋겠어요. 그러나 공부를 잘하는 것과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정직하게 사는 것은 다른 문제가 아닐까요? 공부 잘해서 성공한 사람 가운데는 좋은 사람도 있지만, 세상을 불행에 빠뜨리는 사람도 많잖아요. 공부 잘해서 인류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겠지만, 공부는 못해도 지렁이 한 마리 벌 한 마리 귀하게 여기는 슬기로운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누가 누굴 돕는다는 말보다 서로 나눈다는 말을 좋아해요. 돕는다는 말은 가진 게 있어야만 할 수 있는 말로 들리잖아요. 그런데 나눈다는 말은 가진 게 없어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말로 들려요. 

아무튼 우리는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지도 해요. 시와 노래를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면 시와 노래를 좋아하게 되고, 틈만 나면 여기저기 봉사활동을 다니는 친구를 만나면 저절로 그렇게 닮아가겠지요. 그런데 자연환경을 오염시키면서 편리함과 돈만 밝히는 놈을 만나면? 가난하고 약한 사람 함부로 여기는 놈을 만나면? 여러분 곁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나요?

 

글쓴이 서정홍 시인

(약력: 가난해도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글을 써야 세상이 참되게 바뀐다는 것을 가르쳐 준 스승을 만나,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여러 시집과 산문집을 펴냈다. 전태일문학상,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서덕출문학상, 윤봉길농민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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